둘의 삶

여권 재발급, 지난 10년과 다시 찾아온 10년

칠치리 2016. 5. 16. 17:17

​여권 재발급,

지난 10년과 다시 찾아온 10년...

 

여권 만료 15일전. 재발급 받아야지 하고 생각만 하고 있다가 만료 날짜를 확인하고 부랴부랴 종로구청으로 향했다.

 

생각해 보니 2006년의 나는 학교 내 여행사에 대행을 맡겨 발급을 받았다. 당시에는 어떻게 받아야 하나 막막한 심정에 여행사에 맡겼던 것 같다.

 

제대 후 어떠한 경험도 전무할 시기. 무엇이든 큰 일처럼 여겨졌을 것이다. 어리긴 어렸나보다. 여행 루트도 아저씨가 친절히 알려주고 인 아웃까지 정해주셨다. 마치 부모님이 정해준 길을 불평 없이 따르는 아이처럼 난 고분고분 고대로 따랐다.

 

패키지 여행을 싫어하고 오직 자유여행을 추구하는 지금의 나와는 꽤나 다른 모습이다. 세월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그 세월 동안 내가 나를 그렇게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후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든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여권 속에 있는 수많은 입출국 도장이 지난 세월의 추억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다. 잉크는 다 말랐지만 내가 경험했던 시공간들은 생생히 살아있다.

 

어릴 적 여권에 도장이 많이 찍힌 뒤면 친구들에게 자랑하던 기억이 난다. 알록달록 제각기 다른 모양의 도장들을 보고 있노라면 내심 뿌듯했다. 마치 "나 이렇게 많은 나라를 다니며 열심히 살아왔어" 라고 입증이라도 하듯, 전 세계를 내 손에 거머쥐고 있듯이.

 

앞으로 10년, 나는 48면에 얼마나 많은 도장을 찍을 수 있을까. 그때의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으며 지난 날을 되돌아보고 아름다운 추억을 곱씹을 수 있을까.

 

만료된 여권을 쭈욱 훓어보니 생각보다 많은 도장이 있진 않았다. 24면으로 재발급 받을까 잠시 고민했지만, 48면을 신청했다(불과 3000원 차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미래이지만 조금은 호기롭게 시작하고 싶었던 것 같다. 문득 48면을 다 채운 여권을 생각해 봤다. 나이를 먹을 수록 나에게는 보물과도 같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내 미래가 보이기도 했다. 48면을 신청한 무모한 도전정신과 달리 어쩌면 재발급 받는 여권에는 도장이 훨씬 적게 찍히리라는 단정을 내린 것. 결혼, 나이, 회사 이런 저런 환경들...이상보다는 지극히 현실에 가까운 나에 대한 서글픈 정의.

 

그래도 노력해야지. 내 미래는 내가 만들어 가는 것. 배우자와 아이들과 그리고 바쁜 회사 생활에도 짬을 내서 다니는 여행 또한 좋을 것이다. 가끔은 혼자하는 여행을 허락해주는 배우자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꿈도 꿔본다.

 

이제 곧 새로운 여권이 내 손안에 들어온다.

 

올해가 첫 시작점이 될 것이다. 첫 나라는 어디가 될까. 그리고 10년이 되던 해 마지막으로 찍힌 도장은 어느 나라가 될까. 누구와 함께 일까.

 

 

 

 

 

 

 

1.여권 재발급 준비물

- 여권사진 1매, 신분증, 기존여권(재발급 시 반드시 필요), 수수료, 검지 손가락

- 양식에 맞춰서 작성(영문성, 이름, 사진 부착, 연락처 등 매우 간단)

- 종로구청은 매주 화요일 20시까지 연장근무

 

 

※ 참고로 홈페이지나 발급기관 가면 "유효기간이 남아있는 여권 소지자는 여권을 반납하여야 한다"고 명기 돼 있는데 반납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도 보여주고 다시 받아 왔어요!

 

그리고 여유있게 월요일 오후 4시에 갔는데도 사람이 많았어요. 1명당 10분 정도 걸린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줄이 금방 줄어들지 알고 기다렸는데, 시간 꽤 걸렸습니다. 점심시간은 교대근무를 한다고 하니 피하는 게 좋겠죠!

 

 

 

 

 

 

▲여권발급 관련 정보
http://www.passport.go.kr/issue/general.php

 

 

 

 

 

 

 

 

 

▲발급기관(접수처) 관련 정보
http://www.passport.go.kr/issue/agency.php

 

 

서울시청은 여권업무를 수행하지 않습니다. 위 링크로 들어가면 지역별로 본인이랑 가까운 곳에 있는 발급 기관을 찾아보실 수 있어요.

 

 

 

사진규정 관련 정보
http://www.passport.go.kr/issue/photo.php

 

 

※ 구청에 가보니 바로 찍을 수 있는 즉석 포토 사진기?가 있었어요. 사진을 찍지 못하신 분들은 근처 발급 기관을 찾고나서 관련 문의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7천원 정도 했던 것 같고 유의사항은 앞에 자세히 설명돼 있으니 잘 따라 하시면 될 듯!

 

 

 


 

수수료 관련 정보
http://www.passport.go.kr/issue/commission.php

 

 

유효기간은 기본 10년(만 18세 이상)이고 면수를 몇장으로 하느냐에 따라 금액이 달라집니다. 24면과 48면과 불과 3천원 차이라서 저는 48면으로 선택! 비용은 53,000원인데 카드는 아래와 같이 금액이 두번으로 각각 나뉘어서 결제됩니다.

 

(여권발급 수수료: 38,000원 + 국제교류기여금: 15,000원 = 53,000원)

 

 

 

 

 

▲발급 소요기간 및 수령

 

- 월요일에 신청했는데 목요일 오후 2시부터 수령할 수 있다고 합니다(4일 정도 소요)

- 신청서 제출하고, 양손 검지 지문 찍고 결제하면 접수가 끝!

- 여권신청 접수증 받아서 목요일에 수령하면 끝!(등기 신청도 가능)
 

<재발급 신청 시 볼 수 있는 수령 가능일>

 

 

 

<여권신청 접수증 앞면>

 

 

 

<여권신청 접수증 뒷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