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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아이슬란드 여행기

#1. 아이슬란드 공항 도착 후, 먼저 할 일

by 칠치리 2016. 1. 3.

 

아이슬란드는 시작도 하기 전에 정말 많은 공부가 필요했던 여행이었다. 지금껏 해왔던 여행과는 비교도 할 수 없었다. 일과 병행하며 계획을 짜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전 일정의 동선을 짜는 것은 기본, 동선 마다 구글 지도에서 차 이동 시간까지 체크하고 그 사이에 가능한 투어와 숙박, 식당, 차 렌트까지. 이러다 여행도 가기 전에 지칠 것 같았다. 그럼에도 원동력이 됐던 건 그 간 들어왔던 아이슬란드의 숨겨진 매력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 정보를 찾으면서 나도 모르게 매료되는 그것만으로 이겨내기엔 충분했다.

 

핀란드 헬싱키에 하루를 머물고, 드디어 레이캬비크로 떠나는 시간이 왔다. 얼마나 기다려 왔던 순간인가.

 

총 12시간; 한국 서울 - 핀란드 헬싱키(9시간), 핀란드 헬싱키 -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3시간)

 

내가 계획했던 것들을 무사히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반, 설레임 반. 어느 나라를 가든 긴장을 늦출 순 없다. 아이슬란드도 처음이기에 헬싱키에서 출발하면서 부터 바짝 긴장하며 공항 수속 절차에 임했다.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공항으로 나왔더니 피곤하다. 그래도 기다리던 순간이 왔다. 드디어 3시간 후면 나는 아이슬란드 땅에 서 있겠구나-. 

 

 

 

 

 

 

아이슬란드 에어는 저가 항공이 아닌 듯 했는데, 기내식도 없었고 모든 필요한 것들은 별도로 구매했어야 했다. 국적기 아닌가, 그래도 비행이 3시간이면 간단한 요기거리라도 줄만한데, 아쉽기도 하고 야박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아침 일찍 나온다고 아무것도 못 먹었는데. 사실 배가고파 샌드위치라도 사먹을까 하다, 기내식을 생각하고 참았던 터라 살짝 약이 오르기도 했다.

 

휴, 포기하자. 도착하면 맛있는 거 사먹어야지!

 

 

 

 

 

 

 

드디어 레이캬비크 공항에 도착. 케플라비크 국제공항 [Keflavik International Airport] 이다. 국내선 공항은 따로 있는 걸로 들었다. 내려서 걷다 보니, 출구로 나오기 전에 마트처럼 생긴 면세점이 보였다. 유심칩이나 술을 사는 방법에 대해 공부 좀 했던 터라 이곳이 어떤 곳인지 감이 왔다. 나가기 전에 카운터로 가서 살짝 둘러보고 직원에게 가서 유심칩을 달라고 했다. 보다폰 유심칩만 있다고 하길래 일단 달라고 했다. 유심칩을 사용하면 로밍하는 것보다 훨씬 싸기 때문에 구매하는 것이 좋다. 유심칩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풀기로.(#2. 아이슬란드에서 유심칩 사용, 꿀팁)

 

술도 살까 했지만, 동생 두명이 나보다 6시간 뒤에 도착하고 공항에서 렌트카를 픽업해서 오기로 했기에 그들에게 임무를 맡겼다. 나는 일단 유심칩만 사고 출구로 나갔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출구로 나와보니, 공항 규모가 정말 작았다. 우리나라 국내선 정도 될려나. 오히려 더 작은 느낌에서 북유럽 특유의 소박함도 느껴졌다. 아이슬란드에 도착한 첫 풍경이라 마냥 신기했다. 하나하나 눈에 담는다. 정신을 차리고 일단 환전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슬란드는 작은 상점에서도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고 들었지만, 혹시 몰라 한국에서 100유로를 환전해 왔다. 꽤 뒤에서나 할 얘기지만 먼저 말 하자면, 환전한 돈은 정말 쓸 곳이 없었다. 렌트카, 숙소, 투어는 모두 한국에서 예약했던 터, 핫도그 파는 작은 상점까지도 카드로 결제가 가능했다. 결국, 마지막날 레이캬비크에서 현금만 사용해 모두 털어냈다.

 

구석에 있는 환전소를 찾아 전부 크로나로 환전을 하고 바로 버스 티켓을 끊으러 갔다. 줄이 길어 티켓을 먼저 살 걸 그랬나 했지만 줄은 금방 줄었고 왕복 티켓이 더 저렴하다는 말에 왕복 티켓을 끊었다.

 

일행 중 동생 한명이 하루 먼저 떠난다고 해 그 친구가 공항에 와서 렌트카를 반납할 예정이었다. 그래서 나는 공항 버스를 왕복으로 타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할인을 받아 냉큼 사버렸다. 공항 버스는 비행기 도착 시간에 맞춰 여유있게 기다려 주는 듯 했다. 그래도 혹시나 놓칠까 두려워 티켓을 가지고 바로 버스로 향했고, 버스 터미널까지 가겠다는 말과 함께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버스에 앉아 공항을 바라봤다. 이 순간이 믿기 어려웠다. 내가 이 먼 땅을 왔어!, 아직은 실감이 안나지만, 도착했다는 기쁨만으로 반은 해냈다고 생각했다. 눈은 지나가는 풍경을 보기에 바빴고, 다소 복잡한 알 수 없는 기분에 차분해지기 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