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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2번의 만남

by 칠치리 2015. 12. 23.

라오스, 2번의 만남.

일과 병행하는 삶에서...일년에 한번씩 큰 마음 먹고 나가는 배낭 여행이란 인생의 활력소, 아니 그 이상을 넘어섰다.

어느 순간 부터 배낭여행으로 하는 세계 일주를 숙명으로 여겼다. 자연스러웠고 특별한 동기 따위는 없었다. 매년, 그것도 인생의 목표가 생겼다는 것에 감사했다.

여행은 신기하다. 인생의 희노애락을 짧게나마 경험하니 스스로 성장하는 기회가 된다. 현실을 벗어나 또 다른 세계에서 새로운 인생을 반복하는 윤회하는 삶 같다는 생각도 든다. 지난 삶에 대해 반성과 성찰의 순간을 마주치는 순간은 진한 감동이 있다. 매번 느끼지만 질리지 않는다. 장소, 시간, 사람들 주변 모든 것들이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

일을 하며 전 세계를 돌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 한 나라를 두 번 간다는 건 애초부터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다. 2번의 만남은 없다는 내 나름의 원칙, 첫사랑의 추억에 흠집이라도 날까 하는 걱정 처럼 좋았던 기억을 오염시키고 싶지 않았다. 금방 질려하는 성격 탓에 두 번 보는 건 감흥이 덜 할 것이라는 생각도 한 몫 했다.

내가 건방졌던 것일까.

2번의 만남이 있었던 그해 여름, 라오스는 달랐다. 새롭게 치장했지만 세련된 멋은 없었다. 소박하고 청순했다. 그게 전부였지만 그게 모든 것이었다.

전부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라지고 새로움이 눈에 들어오고 귀에 들려왔다. 손으로 만져보고 싶었고 입으로 맛보고 싶었다.

그렇게 또 다른 라오스가 내게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