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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아이슬란드 여행기

#13. 아이슬란드 스코가포스 캠핑을 준비하다

by 칠치리 2016. 1. 13.

 

숙소에 대해 얘기하던 중, 오늘 밤 우리는 스코가포스 폭포 앞 캠핑장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게스트하우스, 팜스테이,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를 전부 예약하고 왔지만 이틀 정도는 캠핑을 위해 비워둔 상태였다.

 

급 시내로 다시 들어와서 원래 알아뒀던 텐트 대여점을 갔더니 휴업. 덴장. 일요일은 쉬나보다.

 

우리는 배가 고파 주변에 먹을 곳을 찾다가 옆에 있는 타코벨을 들어갔다. 매장이 상당히 컸다. 이런 프랜차이즈는 시내 중심이 아닌 변두리 곳곳에 있는 듯 했다. 주변 분위기가 투르먼쇼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건물등리 세트장의 느낌이랄까.

 

메뉴를 보다 귀찮아서 세트를 시켰는데 가격이 상당하다. 4-5만원 정도? 콜라 클라스 보고 깜놀. 2리터 콜라를 통째로 줬다. 보자마자 웃음 빵 터지고. 맛나게 냠냠.

 

 

 

 

 

 

그리고는 근처 보너스 마트가 있길래 가서 장을 봤다.

 

물을 샀고(아이슬란드에서 물을 사먹으면 바보라고 했지만, 동생 중 한명이 배탈이 나 물을 사먹어야했다) 화산빵(내 마음대로 붙인 이름) 처럼 보이는 빵을 샀다. 화산빵은 EBS 세계테마기행에서 봤는데, 밥통 같은 용기를 펄펄 끓는 땅속(화산지대 온천수와 지열)에 묻어서 쪄내는 아이슬란드식 빵이었다.

 

아이슬란드어를 알 수 없지만, TV에서 봤던 화산빵 처럼 생긴 빵들이 종류별로 진열돼 있길래 이거다 싶었다. 그래서 하나 집어들고 배고플 때 시식하기로 했다. 우리는 물과 빵 그리고 차에서 먹을 과자, 음료수 이정도만 샀다. 이미 한국에서 가져온 인스턴트 음식들도 있었고 고기는 상할 것 같아 숙소 근처 마트를 다시 이용하기로 했다.

 

 

 

 

 

 

다시 캠핑 대여점을 검색하기 시작.

 

시내에 한두군데가 더 있어 후보지 한 곳을 골라 찾아갔다. 다행히 영업 중.

 

사실 캠핑을 택했던 것은 비용 절감도 있었지만, 아이슬란드 폭포나 호수 같은 자연과 마주보고 잘 수 있다는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였다.

 

텐트를 열고 나왔을 때 마주하는 자연이란, 감동 그 자체일 것 같았다. 폭포 소리, 바람 소리, 별과 달을 보고 잘 수 있다는 행복. 캠핑은 이 여행에서 뺄 수 없는 나만의 버킷리스트였다. 셋 모두 캠핑장비는 서툴러서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남자 셋이지 못 할 것도 없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일정 중 이틀은 캠핑을 하기로 계획했었다. 하루는 스코가포스 폭포 야영지, 나머지 하루는 동부 피요르드 아니면 북부에 있는 미바튼 야영지였다.

 

미리 얘기하자면 스코가포스 하루, 동부 피요르드에서 하루 캠핑을 했다. 미바튼은 넓게 펼쳐진 호수의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지만, 날파리 천국.

 

미바튼이라는 뜻이 '날파리'라고 어디선가 본 것 같다. 몸에 계속해서 달라 붙는 날파리를 보니 영화에서나 보는, 살짝 과장해서 재앙 수준? 심지어 얼굴에 망을 쓰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었다. 호수 근처로는 가보지 않아 날파리 수준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도시 전체가 날파리로 점령 당한 느낌이었다. 우리는 미바튼 호수를 지나며 피요르드에서 캠핑한 것에 대해 신의 한수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노을 지는 미바튼 호수의 풍경은 아직도 아련하다.

 

캠핑 장비는 등급별로 다양하다. 좀 더 좋은 것일 수록 가격이 올라간다. 우리는 적당한 선에서 선택했고, 플라스틱 식기 같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다 받아갔다. 아무래도 땅의 찬기운이 올라오면 안 될 것 같아 이것 저것 추가하다 보니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셋이서 이틀 동안 숙소에서 자는 비용보다는 더 저렴했거나 얼추 비슷했다. 여기에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추가되니 돈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는 스코가포스다. 이제 달려야 한다.

 

폭포 앞 텐트를 치고 짜파게티를 끓여먹을 생각을 하니 이게 행복인가 싶다.

 

다시 남부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