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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아이슬란드 여행기

#20. 천년의 맛 빙하 온더락, 아이슬란드 빙하 투어

by 칠치리 2016. 1. 18.

빙하 하이킹을 마친 우리는 초코바로 허기를 달래며 잠시 쉬었다가 Jokulsarlon glacier lagoon(요쿨살론 빙하 호수)로 출발했다.

 

10시에 시작한 빙하 하이킹이 대략 1시 정도에 끝났기에, 4시 20분에 예약한 조디악 투어를 하려면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그렇게 또 시시각각 변하는 바깥 풍경에 넋을 잃고 음악을 들으면 도로를 달렸다. 얼만큼 달렸을까. 반대편 차창 밖으로 거대한 빙하산이 보인다. 우와 대박.

 

 

 


<예약 정보>

www.jokulsarlon.is (http://icelagoon.is/booking)에서 예약 가능

- 여행 시기에 따라 운영 여부 및 시간이 다르니 반드시 참고해야 함
- 이 사이트에서 예약을 하면 아래와 같은 메일을 보내 줌

 

 


<SCHEDULE>

*AMPHIBIAN BOAT TOURS

There is no fixed schedule for the amphibian boat tour you just show up and get the time for your excursion. We do about 40 trips a day during high season (1.July–31. August) Outside the peak season the trips are still quite frequent. Note that the last amphibian boat tour departs about one hour before closing time.


*ZODIAC BOAT TOURS

Outside the dates stated above we might still be operating the boat tours if conditions allow. Zodiac Tours operate from June till the end of September.

The Zodiac tours departures are on a fixed schedule, the departures are: 9:30, 11:00, 13:00, 14:30, 16:20 and 17:40

Each Zodiac departure has limited seats and therefore we recommend that you do buy the tickets online in advance.

Note that weather can affect the availability of the tours


June – August
9:00 – 19:00

 

Apr – May & Sep – Oct
10:00 – 17:00

 

 

 

 

 

 

우리가 본 것이 아이슬란드 최대 빙하 지대인 Vatnajokull(바트나요쿨) 국립공원이었다.

 

요쿨살론은 이 바크나요쿨 빙원에서 내려오는 빙하들이 떠 있는 빙하호수이다. 빙하 규모는 우리가 하이킹 했던 곳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계속 달렸더니,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요쿨살론.

 

 

 

 

 

 

 

 

난생 처음 보는 풍경에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이 날 또한 날씨가 환상적이었다.

 

여행 하는 내내 날씨의 운이 따랐다. 차로 지나가면서 가끔 구름을 만났지만 우리가 가는 목적지에는 해가 쨍하니 떠 있었다. 해가 비치며 푸른 빙하는 더욱 빛이 났고 설레이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차를 주차하자 마자 빙하를 보기 위해 뛰어갔다.

 

내가 빙하를 보고 있구나. 떠 있는 빙하 주변에 바다사자들이 유영을 하고 있었다. 검은 머리가 한두개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자연의 신비로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구나.

 

저 멀리 AMPHIBIAN BOAT(수륙양용보트)가 지나간다. 생긴게 꽤나 재밌어 보였다.

 

 

 

 

 

 

 

 

 

 

시간에 맞춰 카페와 기념품을 파는 곳으로 갔다. 그 옆 한쪽 박스에 매표소가 있었고 우리는 프린트해 온 티켓을 보여줬다. 우리가 예약한 것은 ZODIAC BOAT TOURS(보트투어).

 

AMPHIBIAN BOAT TOURS(수륙양용보트) 보다 조금 비싸지만 탑승 인원이 적고 시간도 길다.

 

 

- AMPHIBIAN BOAT TOURS(수륙양용보트), 30-40분, 4500 ISK
- ZODIAC BOAT TOURS(보트투어), 1시간, 7500 ISK

 

 

대기하는 곳이서 기다리니 특이한 우주복 같은 옷을 나눠준다. 형광색이어서 눈에 잘 띠고 물에 빠지면 뜨는 기능이 있는 듯 했다. 방한복 기능도 있는지 따뜻했다. 옷을 입고 나니 실감이 난다.

 

드디어 가는구나.

 

 

 

 

 

 

 

 

 

 

 

보트에는 가이드 한분을 포함해 10명 정도가 탔다. 엔진 시동을 걸고 출발.

 

 확실히 수륙양용보트 보다는 움직임이 자유로웠다. 속력을 낼 때는 저절로 신이 났다.

 

빙하를 구경할 때는 천천히 움직였다가, 꽤나 멀리 있는 바트나요쿨 빙하로 움직일 때는 속력을 냈다. 마음이 뻥 뚫리는 듯 했다. 호수에 떠 있는 빙하가 여기서 분리되는 모양이다.

 

빙하들은 조각을 해놓은 듯 예술 작품 같았다.

 

 

 

 

 

 

 

 

시작점에서 멀리 나와 빙하를 보고 있는데 다른 보트가 다른 한쪽을 주시하고 있었다. 뭔가 싶었더니, 물개(또는 바다사자) 한 마리가 빙하 위에서 쉬고 있었던 것.

 

우리도 소리를 죽이고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으악. (자연산)물개를 내 눈으로 보다니. 수족관이 아닌 자연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이렇게도 감격스러울수가. 사람을 크게 두려워하지 않고 평온해 보였다.

 

한참을 그렇게 바라봤는데, 어느 순간 물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잘가-.

 

 

 

 

 

 

 

 

 

 

 

 

 

투어 거의 막바지라고 생각이 들 때, 우리는 빙하 온더락을 언제 먹나 내내 그 생각 뿐이었다. 마지막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했는데, 가이드 아저씨가 빙하 근처로 갈 생각을 안 하길래 물어볼까 하다가 접었다.

 

사실 같이 탔던 중동 아저씨들 몇명이 사진기를 들고 왔는데 가이드 아저씨가 주의하라고 경고를 몇번이나 했음에도 자꾸 일어나서 사진을 찍어 분위기가 안좋았다. 예의가 없어 보였지만 빙하를 보기에도 바빴기에 신경을 안썼는데, 그 불똥이 우리한테 튈 줄이야.

 

보트 투어는 원래 안하나. 수륙양용보트는 빙하 온더락을 한다는 글을 봤었기에 당연히 할 거라 생각했는데,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우리는 내리자 마자 계획했다. 그냥 갈 수 있나.

 

우리 끼리 라도 하자! 동생 한 명이 미니어처 양주와 잔을 가져왔었기에 그냥 갈 수 없었다.

 

우리는 일단 언덕을 올라갔다.

 

잠시 앉아서 저 멀리 있는 산과 빙하를 감상했고, 빙하 온더락을 해먹을 만한 장소를 물색했다.

 

 

 

 

 

 

 

 

 

 

 

 

언덕 바로 밑으로 내려와서 자리를 잡고 깨끗해 보이는 얼음을 건져 올렸다. 큰 얼음 위에는 양주와 캔디를 세팅하고 작은 빙하 조각을 만들어 각자의 잔 속에 쏘옥 넣었다.

 

지나가던 외국인 커플이 좋아보이는지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해서 흔쾌히 허락해줬다. 무엇이 됐든, 다 용인할 수 밖에 없는 풍경이다. 그저 모든게 사랑스러울 뿐.

 

그렇게 잔 속에 위스키를 따르고 빙하와 맛이 잘 어우러질 수 있게 살살 흔들었다. 두근두근. 맛을 음미하면 한번에 털어 넣는다. 평생 잊을 수 없는 맛. 이게 바로 빙하 온더락 아니겠나.

 

천년 묵은 빙하, 그 천년의 세월이 내 속으로 들어왔다.

 

행복했다. 그저 행복해서 다른 말은 필요하지 않은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