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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할그림스키르캬 교회와 첫 만남

by 칠치리 2015. 12. 28.

 

아직도 내겐 외우기 어려운 이름,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를 상징하는 할그림스키르캬 교회를 만났던 순간을 기억한다.

공항에서 내려 공항버스를 타고 터미널에 내렸을 때 뭔지 모를 먹먹함이 밀려왔다. '내가 오긴 왔구나'하는 뿌듯함과 유심칩이 잘 끼워지지 않아 끙끙 거리고 있는 상황이었던 터(버스로 오는 내내 풍경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도착했으니 기념 사진은 찍어야겠고 그런 다음 어디로 가야하지...이런 저런 생각이 순식간에 밀려오며 혼란스러웠다. 

어기는 어디인가. 차분하게 주위를 둘러봤다.

그 순간 문득 떠오른 생각이 바로 '할그림스키르캬 교회를 찾자'였다. 두리번 거리며 교회 꼭대기를 찾았다. 그리곤 무작정 찻길을 건너 앞만 보고 걸어갔다. 도시의 이정표 역할을 한다는 글을 어디선가 봤던 게 기억이 났던 것. 유심을 겨우 끼웠지만 핸드폰과 구글맵도 뒤로 한 체 차분히 걸었다. 

설령 헤매더라도 이 땅에 서 있다는 감격만으로 모든 것을 감내해 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나도 어느새 너그러운 아이슬란드에 적응한 건 아니었을까.

 

 

 

교회 머리에서 점차 몸통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그 설레임이란...방송에서 책에서만 봤던 그 건축물 앞을 내가 보고 있다니, 그 앞에 서 있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혼자서 벅찬 감정을 추스리고 교회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곤 벽을 조심스럽게 만지며 손바닥을 살포시 댔다. 

너와 나의 온도, 서로의 체온으로 느꼈다. 겉은 차갑지만 나를 가장 먼저, 따뜻하게 반겨준 할그림스키르캬.

여행 첫 날이었기에 교회 외벽과 내부만 둘러봤다. 교회 꼭대기도 올라 갈 수 있지만, 여행 마지막 피날레를 위해 남겨두었다.

또 만나자 할그림스키르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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