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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아이슬란드 여행기

#25. 신의 한수! 세이디스 피요르드의 아침 풍경

by 칠치리 2016. 1. 26.

세이디스 피요르드에서의 아침. 공기가 너무 좋다.

 

마지막 캠핑이라서 그런지 아쉽다. 밤 사이에 생겼던 안개가 점차 사라지고 해가 빼꼼히 나오기 시작했다. 기분이 나라갈 듯 했다.

 

오늘 일정은 다소 빠듯했다. 웅장한 폭포 데티포스를 시작으로 오늘 가장 기대되는 네이처바쓰(nature bath, 미바튼 블루라군)까지 모두 거치고 아이슬란드 제2의 도시 아큐레이리로 가야한다.

 

오늘 밤은 airbnb에서 예약한 집에서 잔다. 북유럽 스타일의 집도 집이지만 아큐레이리 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라 숙소 중에 가장 기대가 큰 곳이다. 오늘도 설레임 한가득.

 

벌써 북부로 향하는 일정이라니, 여행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오늘 아큐레이리에 도착하면 아이슬란드 전체의 4분의 3을 달려온 것. 신기하고 신기하다. 빨리 흐르는 시간이 야속할 뿐.

 

 

 

 

 

 

 

우리는 아침 식사로 오늘은 국과 햇반을 준비했다. 반찬으로 짜장과 아껴뒀던 깻잎도 꺼냈다.

 

평소에는 별 것 아닌 것들인데 피요르드 속에서 먹으니 새로운 의미를 마구 부여하게 된다. 배부르고 먹고 나서 셋이서 일을 분담했다. 설거지를 하고 쓰레기를 치우고 텐트를 정리했다.

 

 

 

 

우리가 머물렀던 자리를 깨끗하게 치우고 이제 떠날 생각을 하니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세이디스 피요르드를 떠나기 전 동네 한바퀴 돌기로 했다.

 

마침 어제 저녁에 봤던 교회를 지나갔고 문이 열려 있길래 들어가봤다.

 

아이슬란드 마을에는 교회가 하나씩 있는 듯 했다. 마을의 평화와 안전을 지탱하는 곳, 마을 주민들이 신을 영접하는 곳. 많은 역사와 스토리가 있을 법해 보였다. 그들에게는 위안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곳 처럼 보였다.

 

아이슬란드 교회는 일반 교회하고는 분위기가 다르다. 세트장 같은 심플한 건축 양식도 특이하지만 아이슬란드만의 특이한 분위기가 있다. 그들이 만들어낸 신을 현대식 교회에 적용한 느낌이랄까.

 

한없이 평화롭다. 십자가 앞에서 기도를 드렸다.

 

이곳에 있을 또 다른 신께. 이 순간 이 곳에 있을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는 나머지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마을을 벗어났고, 어제 봤던 월터가 보드 타고 내려왔던 그 길을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올라가는 풍경은 내려올 때와 사뭇 다르다. 천천히 올라가다 중간에 멈춰섰다.

 

기념비 처럼 보이는 곳에서 서서 세이디스 피요르드를 바라보니, 정말 아름다웠다.

 

내가 저 곳에서 하루를 머물렀구나. 다시 또 언제 올 수 있을까.

 

수년이 지나고 와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때가 되면 내 지난 흔적을 찾으며 지금을 기억해내겠지, 흥분해 있을 나를 상상해본다. 그런 날이 꼭 오기릴 바라며.

 

굿바이 세이디스 피요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