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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아이슬란드 여행기

#32. 할그림스키르캬에서 본 감동의 '오로라'

by 칠치리 2016. 2. 8.

살짝 취해 기분 좋게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가는 길. 할그림스키르캬 앞에서 잠시 하늘을 바라봤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나도 모르게 오로라를 기대했었나보다.

 

녹색빛이 흐릿하게 보여서 뭐지 했는데, 순간 설마 오로라?

 

여름에는 오로라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기대도 안하고 있던 터라 눈으로 보았던 광경에 의심이 갔다. 설마 아닐거야 하는 순간 녹색 빛이 더 강해졌다! 대박!!

 

소리를 지르면 하늘을 유심히 쳐다봤다. 여기 적서 나타나는 녹색빛 오로라는 처음에 약하게 보였다가 나중에는 오로라 댄스를 보여줄 만큼 강하게 다가왔다. 와 이건 뭐지. 운이라고 하기엔 정말 감동의 순간이었다. 나타날 때마다 소리를 지르면 목이 빠질정도로 쳐다봤다.

 

아쉽게도 사진과 동영상에는 잘 보이지 않았다. 열심히 찍어 보려고 했지만 담아지질 않았다. 이모습 그대로 찍고싶은데 아 너무도 아쉬웠다. 과감히 포기하고 눈에 가득 담기로 했다.

 

 

# 오로라는 맑은 날에 구름이 없고 달빛이 없을수록, 오로라 지수가 높을수록 잘 보인다.

 

# 아래 아이슬란드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en.vedur.is/weather/forecasts/aurora/

 

 

 

 

 

 

 

 

 

 

 

 

 

 

 

 

 

 

 

 

 

 

 

 

 

 

 

 

 

 

 

 

오로라는 갈수록 강해지며 녹색과 노란색 빛을 혼합한 듯한 미묘하고 아름다운 색을 내뿜었다.

 

때로는 긴 끈을 형성하며 마치 커텐이 출렁이는 듯한 광경을 연출했다. 수도 없이 와! 대박!을 연신 외치면서도 어느 순간에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자연의 위엄에 놀랐다.

 

오로라는 나만의 버킷리스트였는데, 지금껏 아이슬란드가 내게 준 선물만으로도 큰 감동이었지만, 이렇게 오로라 까지 안겨주니 눈물이 핑 돌았다.

 

정말 미치지 않고서야 나에게 이런 행운이 주어지다니. 말문이 턱 막혔다.

 

 

 

 

 

 

 

 

 

 

 

 

 

 

 

지나가던 아이슬란드 사람이 지금 뭐하냐며 오로라가 나타나는 시기가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무슨 소리냐 저쪽 하늘을 봐라 오로라가 나타났다고 하자. 본인도 놀라더니 민망해 하며 지나갔다. 그래 분명 이건 보통 운이 아닌거야.

 

할그림스키르캬 주변에 불빛이 있었지만 그래도 강한 오로라를 볼 수 있었다. 교회 앞에서 일어난 일이라 신의 계시 같기도 했다. 은혜로웠다.

 

한동안 눈을 뗄 수 없었다. 잠은 커녕 밤을 샐 기세였다. 아니 오로라가 계속 나타난다면 밤이라고 새고 싶었다. 아름다움에 취해 한동안 그 감동과 감격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한 아이슬란드. 내 평생에 오로라를 보게 될 줄이야.

 

정말 고맙다 아이슬란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