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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세상

<미디어 세상> 2월 23일

by 칠치리 2016. 2. 23.

햇볕정책, 이산가족 상봉, 개성공단 조성, 금강산 관광, 탈북자 보듬기 등 이 모든 것을 이뤄냈던 것은 우리의 소원 때문이었다. 우리의 소원은 단 하나, 통일이다.

 

단순히 돌아오는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면 지금 시행하고 있는 대북정책이 얼마나 근시안적이고 초딩적 사고인지, 우리의 소원과는 상당히 엇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 상황을 한마디로 하면 총체적 난국이다. 지금껏 쌓아왔던 공든 탑은 무너졌다. 시간이며 비용이며 감정이며 모든 게 한순간에 제로 상태가 된 것이다. 오히려 마이너스 일지도 모른다.

 

한민족, 하나의 뜨거운 피가 남북으로 흘러야 할 시기에 전쟁이 언제 터질지 모를 일촉즉발의 긴장감만 흐를 뿐이다.

 

현 북한과의 관계는 이미 햇볕정책 이전의 시대로 돌아갔다. 그렇다면 햇볕 정책은 실패일까. 실패가 아니라 무기력해졌을 뿐이다. 강경한 바람이 아닌 포용이라는 뜨거운 햇볕으로 코트를 벗게 하겠다던 햇볕정책을 무용지물로 만든 건 무지한 정부이다.

 

정부는 언론을 동원해 호전적 보도로 상황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북한 미사일이 아니라 로켓이었다고 왜 말을 못 할까. 로켓이었다면 이건 대국민 사기가 틀림없다. 이슈에 따라 돌변하고 정부 발표를 비판 없이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언론 보도 행태는 반성해야 한다.

 

북한의 도발이라고 했던 지난 여러 사건에서도 시원하게 규명하지 못했던 정부와 언론에 대한 찝찝함은 아직도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을 던지게 한다.

 

북한이 도발할 때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제재를 해야 할까. 물론 해야 한다. 우리 모두의 안녕과 행복을 영위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들의 방향이 잘 못 됐다고 경고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먼저 불확실한 정보로 무작정 제재를 하는 것은 옳지 않아 보인다. 남을 까더라도 신뢰할만한 객관적인 정보가 있어야 납득시킬 수 있기 마련이다.

 

무엇이 됐든 무조건적 제재는 더 많은 오해와 화를 불러 일으킨다. 카더라가 아닌, 거짓이 아닌, 좀 더 신중하고 신뢰성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제대로 된 제재를 해야 한다.

 

전략의 부재도 문제이다. 무엇보다 멀리 넓게 보는 혜안과 그에 따른 고도화된 전략이 필요한 시기이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사건이 터질 때 마다 바뀌는 대북 정책이 아닌 큰 그림에서 보는 하나의 일관된 철학과 전략이 담긴 정책이 필요하다.

 

이쯤에서 햇볕정책을 다시 꼼꼼히 검토하고 시동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시대의 변화 흐름에 따라 햇볕정책의 기본 틀은 유지하되 그 안에 담기는 콘텐츠는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뜨거운 햇볕이 따뜻한 온정일 수도 있지만 때로는 채찍이 될 수도 있다.

 

단, 채찍이 바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과 같은 무모하고 강경한 대북정책은 바람과도 같아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릴 때 나는 나이가 들면 남북이 통일되고 군대가 없어진 평화로운 세상을 상상하곤 했었다.

 

20대에 들었던 '군대를 안가면 병신'이라는 말은 아이러니하게도 통일과 다소 적대적인 의미의 군대가 어느덧 우리 나라에 있어 사회 구성에 필수적 요소가 됐고 남자라면 당연히 거쳐야 할 성장통으로 자리잡았음을 실감케 했다.

 

그로부터 꽤나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군대도 있고 통일도 되지 않았다. 다시 제자리이다. 아니 오히려 뒤로 후퇴하고 있다.

 

우리는 고민해야 한다. 북한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취하고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우리 모두는 되돌아 봐야 한다. 단순히 정부 정책을 믿고 따를 것인가.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시각으로 작금의 상황을 비틀어 볼 것 인가. 늘 의심하고 질문을 던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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