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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세월호 참사 2주기 헌화 "잊지 않겠습니다"

by 칠치리 2016. 4. 18.

시청에 들렀는데 어제로 추모제 행사가 끝났는지 분향소가 없어 다시 광화문으로 걸었다.

 

늘 다니는 곳이지만 오늘은 다소 낯선 풍경. 북적이는 사람들과 노랗게 물든 광화문은 평소와 사뭇 달라 보였다.

 

엊그제가 1주기 같은데, 벌써 2주기라니. 슬픔의 먹먹함은 아직도 같은 제자리에서 빙빙 맴도는 듯 했다.

 

귀에 꽂고 있던 이어폰을 빼고 혼자서 분향소 한 바퀴를 돌아보며 마음을 가라 앉혔다. 사진만 봐도 가슴이 저려왔다. 혹 눈물이 나올까 꾹 참아냈다.

 

 

 

 

지난해 1주기 때와 같이 줄을 섰고 이어 순백의 국화꽃을 받아 헌화와 묵념을 했다.

 

미안, 용서, 평안...몇개의 단어가 떠올랐지만 하나의 문장으로 잇질 못했다. 묵념의 시간이 길게만 느껴졌다. 너무 미안해서 인지 볼 면목이 없었던 것인지, 말문이 막혀 더이상 생각이 나질 않아 일찍이 눈을 떴다.

 

희생자 사진 하나하나를 눈에 담았다. 교복 입은 아이들을 보는 순간 눈앞이 뿌옇게 흐려졌다. 한번의 심호흡. 두번의 한숨.

 

당장에라도 사진에서 뛰쳐 나올 것만 같은 혈기 왕성한 아이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 했다.

 

잊을 수가 있을까. 잊을 수 없다. 잊어서는 안 되겠지. 집으로 돌아오며 그들을 잊지 않고 살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 명의 어른이 되어가는 나, 그 죄를 함께 뉘우치고 평생 미안함 마음을 갖고 살아야지.

 

더 좋은 세상이 오겠지. 희망 없이는 하루도 살아갈 수 없으니까.

 

하루 빨리 갈등이 사라지고 모두의 마음에 평화가 깃들길.

 

Remember 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