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이슬란드/아이슬란드 여행기

#21. 호사를 누리다, 아이슬란드 Farm Stay 후기

by 칠치리 2016. 1. 19.

빙하 하이킹에 빙하(유빙) 투어까지 하루에 투어를 두 개나 했음에도 기분이 좋았다. 모두 대만족.

 

여행하는 매일이 새로웠다. 어제도 행복, 오늘도 행복, 내일도 행복하겠지.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생각하면 아쉽다가도, 동부 피요르드와 미마튼, 미바튼 블루라군, 데티포스, 아큐레이리 처럼 나를 기다리고 있을 풍경들을 상상하면 기쁨과 설레임으로 충만해졌다.

 

마음이 부자가 되니,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이슬란드에서는 누구나 행복 부자가 될 수 있다.

 

오늘 묵을 곳은 요쿨살론과 회픈 사이에 있는 Smyrlabjörg 이라는 곳이다.

 

팜홀리데이스라는 사이트에서 검색하다가 찾은 곳. 팜홀리데이스에서 아이슬란드 지역별로 팜스테이를 찾을 수 있는데, 팜스테이란 아이슬란드의 시골집이나 농장에서 머물 수 있는 시설을 말한다. 농장 체험을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사실 Smyrlabjörg 보다 더 마음에 드는 곳들도 있었지만, 일정과 루트 등을 고려하다보니 위치가 마땅치 않았고 성수기라 그런지 자리가 이미 풀로 차 있었다.

 

어쩔수 없이 Smyrlabjörg에서 머물기로 결정. 위치도 요쿨살론 투어를 마치고 가기에 적당했다. 한화로 약 40만원 정도 였는데, 사실 적은 돈은 아니라 부담이 갔던 건 사실이었다. 그래도 당시로써는 최선.

 


<숙소 예약 정보>

 

http://www.farmholidays.is/accommodation/detail/755/smyrlabjorg

 

- Check-in: 31.8.2015, Check-out: 1.9.2015
- At: (592) - Smyrlabjörg
- Room type: Triple room in cat IV, w/breakfast
- Adults: 3
- Price: 297 (EUR)

 


<Icelandic Farm Holidays 정보>

 

Name: Icelandic Farm Holidays
Address: Sidumuli 2
Post code: 108
City/province: Reykjavik
National ID: 530891-1359
Telephone: +354 570 2700
Fax: +354 570 2799
Email: ifh@farmholidays.is

 

http://www.farmholidays.is/

 

http://www.farmholidays.is/about-us/about-us

 

We offer a wide range of self-drive packages, guided tours and day tours all year round in addition to a vast network of comfortable accommodation in scenic locations - over 170 carefully selected bed and breakfasts, country hotels, self-catering cottages, apartments and traditional farm stays all around Iceland.

 

The Icelandic Farm Holidays Association was founded by farmers in 1980 and the travel agency by the same name is still majority-owned by the farmers themselves, meaning that profits stay local.

 

 

 

<예약 후 받은 메일>

 

Thank you for choosing Icelandic Farm Holidays.

 

Invoice and voucher/s for the accommodation will be sent to you shortly.

 

In the meantime, please browse our website and check out our blog for more inspiration for your Iceland holiday. If you have any questions please visit our FAQ  section or contact us.

 

Our office opening hours are Mon-Fri 8:30-16:00. We are closed on weekends.

 

The Icelandic Farm Holidays team.

 

 

<인보이스와 바우처 메일 내용>

 

Dear Customer

 

In the attached file is the invoice and your voucher/s for your reservation with Icelandic Farm Holidays.

 

If your reservation has already been paid for, the invoice is your receipt.

 

Please print out the voucher/s and give the host upon arrival at the farm.

 

With best regards,

 

 

 

 

 

 

 

 

 

 

막상 이곳에 도착했더니 팜스테이 느낌이라기 보다는 호텔에 가까웠다.

 

외관을 보고 단순히 농장이라고 생각했지만, 내부 시설은 나름 고급스러움이 묻어났다. 레스토랑 건물과 룸 건물이 분리되어 있었고 옆에는 농장 시설도 있었다.

 

호텔 저 멀리에는 바다가 펼쳐져 있다. 풍경은 굿. 더이상 말해봐야 입만 아프다.

 

우리는 도착하자 마자 체크인을 했다. 스텝은 호텔 측 실수로 트리풀 룸이 예약 되지 않았다며, 더블룸 두 개를 주겠다고 했다. 한 명은 방을 따로 써야 했기에 거슬리긴 했지만, 흔쾌히 오케이.

 

일단 빨리 쉬고 싶었고 배가 고파 뭐라도 먹어야 했다.

 

호텔이라 따로 취사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 밖에서 몰래 해먹을 수도 있었지만, 동생 한 명이 오늘은 편하게 사먹자고 제안. 오늘 밥 다운 음식을 못 먹은 것도 사실이다. 가격표를 보지 않았지만 일단 그렇게 하자고 했다.

 

 

 

 

 

 

 

 

방으로 가서 짐을 풀고 옷을 갈아 입었다.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바로 레스토랑으로 가서 메뉴판을 봤는데. 깜놀. 그래도 오늘 같은 날이 또 오겠나 싶어서 양고기 햄버거, 연어구이, 스테이크와 랍스터 구이를 질렀다. 가격은 대략 15만원 정도 될려나.

 

눈물이 앞을 가린다. 그래도 이왕 먹는거 맛나게 먹자. 흡입 흡입 또 흡입.

 

사실 나는 배부른 여행에 매력을 못 느낀다. 욕심을 부리자면 끝이 없기에 적당한 선에서 소박한 여행을 추구한다. 잉여 에너지는 다른 것들에 쏟아 붓는다. 조금은 가난한 여행이 더 많은 추억을 남긴다는게 내가 터득한 방식이다.

 

그래도 오늘만큼은 관대해지자.

 

 

 

 

음식 맛은 쏘쏘. 스테이크는 좀 질겼으나 먹을만 했고(풀만 먹어 마블링이 없음=좋은 고기) 양고기 햄버거도 비리지 않아 맛있게 먹었다.

 

메뉴에 있는 맥주 종류를 보니 아이슬란드 로컬 맥주가 있었다.

 

지역에서도 맥주가 나온다니 신기했다. 바트나요쿨 맥주를 포함해 몇 개를 시켜서 돌아가며 맛을 음미했다. 음 괜찮군. 맥주까지 포함해 대략 20만원은 나오지 않았나 싶다.

 

 

 

 

 

배불리 먹었더니 몸이 노곤노곤. 빨리 씻고 쉬기로 했다.

 

샤워기에서 마구 뿜어져 나오는 온천수로 피로를 풀고 다같이 모여서 면세점에서 샀던 맥주와 안주를 깠다. 내일도 운전을 해야 하니 다들 많이 먹지 않는다.

 

하-.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가는구나.

 

전날 캠핑을 해서 그런지 오늘 침대가 너무 포근하다.

 

내일은 또 캠핑을 해야 하니, 오늘은 호사를 누려보자.

 

 

 

 

 

 

 

그렇게 아침이 다시 왔다. 해가 점점 차오른다. 구름이 멋을 더한다.

 

매일 아침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면, 마냥 행복할 것 같다.

 

오늘 우리는 아이슬란드 동부 지역의 중심 도시인 에길스타디르(EGILSSTAÐIR)를 거쳐, 세이디스 피요르드(Seydisfjordur) 까지 가야 한다. 오늘 그곳이 최종 목적지이자, 캠핑할 장소이다.

 

 

 

 

 

정신을 차리고 씻고 나서, 조식을 먹으러 갔다. 먹기 전 산책도 할겸해서 주변을 둘러봤다. 주변에는 정말 아무 것도 없이 이 팜스테이 호텔 하나만 덩그러니 있다. 달력에나 나올 법한 풍경이다.

 

주차되어 있는 차들이 꽤 있는 걸 보니 저녁 사이에 많은 사람들이 온 모양이다.

 

 

 

 

 

 

 

 

 

잔디에 양이 한마리 보여 다가갔더니, 뒷 다리를 질질 끌며 도망간다. 으악- 미안.

 

도로에서 가끔 출몰하는 양, 잘 비키지도 않는다. 이 도로 앞에서 사고를 당했나 싶었다. 불쌍한 녀석. 다른 녀석들은 자유롭게 주변을 돌아다닌다. 온순해 보였지만 뿔이 있어 가까이 가진 않았다.

 

 

 

 

 

 

조식이 기다려진다. 호텔 입구에 들어서니 빵 굽는 냄새와 커피향이 풍긴다.

 

냉큼 접시를 들고 주변을 훑어보고 차근차근 하나씩 집어들었다. 종류는 다양하나 메뉴는 세계 어느 누구에나 적용할 수 있을 법하게 다소 평범하게 구성돼 있었다. 가끔 절인 정어리와 같은 아이슬란드 음식이 있었지만, 나는 도전하지 않았다.

 

든든히 드배를 채우고 우리는 다시 출발. 오늘은 투어가 없기에 여유로운 날. 잉여로움이 넘친다.

 

우리는 동부 피요르드로 가기 전 회픈에 잠시 들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