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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아이슬란드 여행기

#19. 푸른 빙하 위를 걷다, 아이슬란드 빙하 하이킹

by 칠치리 2016. 1. 18.

우리는 스코가포스를 벗어나, 빙하 하이킹 장소로 달렸다.

 

Sólheimajökull Glacier는 스코가포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었다.

 

하이킹은 오전 10시 출발이었고, 30분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는 공지에 따라 서둘러 갔다.

 

우리는 이번 투어를 쉬운 코스(3시간)로 선택했다. guidetoiceland.is 사이트에는 정말 다양한 하이킹 투어가 있으며 시간도 천차만별이다.

 

우리는 당일 빙하 하이킹 이후 요쿨살론 빙하 투어도 예정 돼 있었기에, 다소 무리가 안가는 쪽으로 선택했다. 당산역에 있는 아이슬란드 카페(아지트) 사장님께도 직접 찾아가 여쭤봤었는데, 빙하 하이킹은 시간이 길다고 해서 특별한 것은 없다고 하셨다. 시간 선택에 있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투어에서 주의할 점은 많이 늦으면 기회도 놓치고 환불이 힘들다는 것.

 

아이슬란드는 일정을 짜는 데 있어 시간 계획이 철저해야 한다. 내 친구는 거리 계산을 잘 못 해서 투어 시간보다 한 시간 늦게 도착했는데, 투어 회사에서는 당신들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기회를 놓쳤다며 환불이 안 된다 했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표를 끊었다고. 늦는다면 미리 전화를 해서 얘기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약 정보>

- 예약은 www.guidetoiceland.is 또는 www.arcanum.is에서 할 수 있음
- 예약을 하면 등록한 메일로 주문 내역과 티켓을 받을 수 있음
- 핸드폰으로 티켓 파일을 보여주거나 프린트를 해가면 됨

 

* https://guidetoiceland.is/book-holiday-trips/glacier-walk---snow32
* http://www.arcanum.is/en/tours/local-tours/glacier-walk

 

 

<빙하 트래킹 정보>

-Product name: Glacier Hiking Tour From Sólheimajökull Glacier
-Product provider: Arcanum Glacier Tours
-Duration: 3 hours
-Difficulty: Easy
-Departure time: 10:00, 12:30, 14:00
-Departure location: Meeting time is 30 min before the departure.
-Total value of voucher: 9,990 ISK

 

 

<예약 후 메일로 온 내용>

Please bring warm first and/or mid layer (e.g. fleece or woolen sweater) and waterproof outer layer. Hiking shoes are vital.

 

Please show up at our glacier base about 30 minutes before departure. Our glacier base is by Sólheimajökull glacier, about 28 km west of Vík and about 6 km east of Skógar. From Reykjavík there is about 160 km and the driving time is about 2 hours. From the main road is 4,5 km drive by road 221 to our base

 

GPS instructions: You can find our location in the new Garmin GSP map of Iceland. Just go to point of interest > all point of interest and for our main base select ARCANUM ICE WALK. GPS: N63 31.809 W19 22.213

 

Please note: At arrival you will have to show us your voucher or have your booking reference ready.

 

 

 

 

 

 

드디어 Sólheimajökull Glacier 투어를 운영하는 Arcanum Glacier Tours 카페에 도착했다. 멀리서 보니 조립식 건물로 보이는데,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우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하이킹 복장이었다. 심지어 동생 중 한명은 운동화를 신고 갔다. 나중에 얘기하겠지만, 발이 시렵다는 거 말고는 문제 없었다.

 

우리는 스텝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티켓을 보여줬다.

 

밖에는 Helmet, Crampons(아이젠), Ice axe 등이 있었고 사람들이 맞는 것을 고르고 있길래 우리도 대열에 합류했다. Crampons(아이젠)은 스텝 두세명이 앉아서 신발 사이즈에 맞춰 끼워준다. 이때 한국 사이즈를 말하면 안 된다. 외국에서 통용되는 사이즈를 알아가시길. 참고로 스텝 대부분이 English speaking guidance 이고, 영어도 잘한다. 투어 하는 내내 영어로 설명해준다.

 

 

 

 

 

 

 

 

 

 

 

내 생애 빙하를 본 적이 없는데, 빙하 위를 걷는다니 마냥 신이 났다.

 

Sólheimajökull Glacier에 이르기 까지는 평지를 걷다가 작은 언덕? 산?을 넘어야 한다. 걷는 시간도 꽤 걸린다. 걷다 보니 저 멀리 빙하가 보인다. 애머럴드빛 빙하.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구나.

 

중간에 잠시 쉬었다. 더웠다. 겉옷을 다 벗고 바람 좀 쐬다가 다시 전진.

 

사람이 많다 보니 두 그룹으로 나뉘었는데 한 그룹은 다소 연령대가 높으신 할아버지 할머니들로 구성된 그룹이었다. 우리가 대열을 먼저 치고 나가니, 젊은 게 좋다며 웃으신다.

 

내가 젊은 나이에 이 아이슬란드 땅을 밟았다는데 감사했다. 젊을 때와 노후에 보고 듣고 느낀 점은 또 다르리라. 어르신들께는 죄송했지만 빠른 걸음으로 선두에 나섰다. 빙하를 빨리 보고 싶다는 의욕도 앞섰지만, 젊음을 자랑하고픈 과욕도 있었다. 괜히 쓸데없는 패기.

  

빙하를 바로 앞두고 그룹별로 나눠서 Crampons(아이젠)과 헬멧을 다시 착용했다. 더워서 열어뒀던 겉옷도 단단히 잠궜다. 이제 트래킹 시작. 점점 빙하의 찬 기운이 느껴진다.

 

 

 

 

 

 

 

 

막상 앞에 있는 빙하들은 화산재로 덮여서 에매랄드빛을 보여주진 않았다. 빙하인가 싶었지만, Ice axe로 찍어보면 푸른색의 빙하가 나타난다. 아 빨리 마셔보고 싶어. 나중에 빙하수를 마셔보는 이벤트도 있지만, 나는 먼저 작은 빙하조각을 입안에 넣었다. 아 이 맛이구나. 감격의 순간.

 

천천히 걸어가며 가이드가 이것 저것을 설명해준다.

 

나는 가장 뒤쪽에 서 있었고 빙하 풍경에 취해 있었다. 빙하가 녹으면서 물줄기가 형성되고 물 길이 나있는 곳은 기괴하면서도 신기한 모양의 광경을 연출해냈다. 가이드는 우리를 구덩이 가까이에 위치하게 한 뒤, 허리에 찬 안전벨트를 뒤에서 잡아주고 구덩이 속 깊은 곳 까지 볼 수 있는 기회를 줬다.

 

 

 

 

 

 

 

 

 

 

 

 

 

 

 

높지 않은 빙하벽을 올를 수 있는 시간도 있다. 아이젠과 Ice axe를 번갈아 가며 찍고 올라가야 하는데 꽤나 재미있다. 빙하수가 흐르는 곳이 있으면 그곳에 엎드려 빙하수도 마시게 해준다. 정말 꿀맛이다.

 

도대체 얼마나 오래된 빙하일까.

 

이 빙하수가 폭포가 되고 강이 되어 바다로 간다고 생각하니 신기했다. 여름에도 잘 버티고 있구나. 지구 온난화로 더 많은 빙하가 녹아내린다면, 이 광경을 다시는 볼 수 없겠지. 끝도 없이 흘러 내리는 물을 보고 있자니 괜시리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나의 안위, 선진국의 발전이 난민들의 고통 더 나아가 지구의 고통을 더 하 듯, 우리의 욕심과 무지함이 이 먼 땅의 아이슬란드 까지 힘들게 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빙하 하이킹을 무사히 마쳤다. 아쉬움과 함께 오후에 있을 요쿨살론 빙하 투어를 기대하며, 다시 베이스캠프로 돌아왔다.

 

빙하 하이킹을 단순히 걷는다고만 한다고 생각했는데 소소한 이벤트들이 있어 더 없이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쉬운 코스라서 어려움도 없었고 3시간은 아주 적당했다. 하이킹 복장이 아니어도 상관은 없었다.(물론 하이킹 복장이 가장 좋다. 이때 아이슬란드는 8월말 여름)

 

인터스텔라는 Skaftafell Glacier에서 촬영했다고 들었는데, 빙하지대라 그런지 Sólheimajökull Glacier도 같은 풍경이다.

 

 

새로운 경험, 모험이 좋은 건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

 

아이슬란드에서는 매 순간이 그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