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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아이슬란드 여행기

#3. 레이캬비크 BIS에서 할그림스키르캬 까지

by 칠치리 2016. 1. 3.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30분쯤 달렸을까.

 

시원한 바다와 이끼, 바위가 가득한 평야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고, 커다란 민둥산이 거리를 가늠할 수 없이 저 멀리 보이더니, 알록달록한 북유럽 특유의 건축 양식의 집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레이캬비크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뛰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평온하기만 하다. 심심할 만큼 조용해 보이지만 축북하듯 내려 비치는 해 덕분에 아이슬란드는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웠다.

 

 

 

 

얼마 안있어 레이캬비크에 있는 버스터미널 BSI에 도착했다. 공항버스를 탈 때 목적지를 물어보긴 했으나, BIS에서 내릴 생각으로 신경쓰지 않았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아이슬란드 땅에 내 수많은 발자국을 남기고 싶었다.

 

버스에서 내려 잠시 숨을 돌리고 일단 터미널 안으로 들어갔다. 당장 시내로 가고 싶었지만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처음 목적지를 정하기로 했다.

 

 

 

 

 

BSI 속을 자세히 둘러보진 않았지만, 여행상품, 기념품 등을 상점들이 있었고 한쪽 벽면에는 다양한 투어와 관련된 관광책자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와이파이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다.

 

관광책자를 쭈욱보다 한쪽에 귀여운 'Hand picked 아이슬란드'라는 작은 지도 맵을 발견했다. 아이슬란드 주요 심볼을 캐릭터화해서 만든 지도 맵으로 북유럽스러움이 느껴졌다. 기념으로 챙겨야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종류별로 하나씩 집어 들어 가방에 구겨지지 않게 조심스레 넣었다.

 

 

 

 

 

BSI를 나와서 본 풍경이다. 드넓은 초원에 건물 한 채가 떡하니 자리잡은 모양새. 그래도 좋다. 조금 불편해도 욕심 부리지 않고 최대한 자연을 지켜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허전함 마져도 사랑하고 싶었다.

 

한참 동안 젖어있던 감상은 잠시 접어두고 주변을 둘러봤다. 여기가 어디쯤 일까. 먼저 지도를 보기 보다 발길 닿는 대로 중심가를 찾고 싶었다. 도시 자체가 크지 않다는 말에 자신이 있었고, 동생들이 오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여유는 충분했다. 헤매면 좀 어때, 아이슬란드를 그리고 레이캬비크를 걷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기적이고 환희인 걸. 나는 그렇게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바로 앞 도로를 건너면서 앞쪽을 보니 교회 머리 부분이 보였다. 순간 아, 할그림스키르캬!

 

맞았다. 외형이 특이해 누구라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도시의 랜드마크이자 이정표가 된다는 말을 들었던터라, 망설임 없이 눈 앞에 보이는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순간 교회는 잠시 잊고 내 눈은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집을 보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중심가에 있는 주택가였지만 한적했다. 평화로웠다. 가끔 나타는 사람, 차 외에는 아무도 나를 의식하지 않은 듯 했고 덕분에 나는 골목을 마음껏 누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