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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아이슬란드 여행기

#4. 레이캬비크 중심가 풍경

by 칠치리 2016. 1. 3.

 

레이캬비크 중심가는 할그림스키르캬 교회에서 동상을 지나 보이는 쭉 뻗어 있는 길이다.

 

그 길을 중심으로 기념품 가게, 커피숍, 옷가게 등 수많은 가게들이 옹기종기 붙어있다. 화려한 사인이나 간판도 잘 없어서 그런지 겉으로만 봐서는 어떤 가게인지 언뜻 알아채기가 쉽지 않았다.

 

신기하게도 서브웨이 하나 빼고는 버거킹, 맥도날드, 피자헛, 스타벅스와 같은 외국 프랜차이즈 가게가 없었다. 오염되지 않고 아이슬란드만의 진하디 진한 고유의 색을 담고 있었다.

 

 

 

 

 

 

 

심심한 도로에는 무지개 색을 칠해 멋을 부렸고 자전거를 재활용해 입구를 만들었다. 자동차 진입을 막기 위한 것인지 그 길의 시작표시하는 것인지 정확치는 않지만, 촌스러운 듯 하면서 주변과 조화로웠다.

 

레인보우 길 한쪽에서는 사진 전이 열리고 있었다. 화려한 기교가 있는 사진은 아니지만 아이슬란드만의 소박한 일상이 뭍어나는 사진들이었다. 보고 있자니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레인보우 길을 쭈욱 내려오다 보면 바로 정면에 바이킹 기념품을 파는 가게가 있다. 가게 문 앞에 서 있는 바이킹 마네킹은 개성을 넘어 기교해 징그럽기 까지 했다. 내 취향은 아니다. 심지어는 가게 안에도 들어가 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 마네킹 또한 이 길에서 없어서는 안 될 상징물. 아이슬란드를 오기 전 사진을 통해 많이 봤었던 터라, 신기하면서도 매우 반가웠다.

 

 

 

 

여기는 어디일까. 핸드폰으로 지도를 보기 전에, 벤치에 잠시 짐을 내려놓고 주변을 둘러봤다.

 

게스트하우스에 먼저 체크인 하고 짐을 맡겨둘 수도 있었으나, 이 때 까지만 해도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못 했다. 이 풍경을 놓칠세라 가방이 무거운 것도 잊고 무작정 걸어 다녔다. 짐이 많아 몸은 고되고 체력도 점점 고갈됐지만, 내가 지금 이 순간 이 땅에 내 두발로 서 있다는 생각만 하면 힘이 생겨났다. 그저 신기할 따름.

 

시간이 지나자 배가 슬슬 고프기 시작했고 그 전에 몇군데 알아뒀던 식당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후보지 하나시바론이라는 랍스터 스프를 파는 곳으로 한국 관광객들에게도 꽤나 유명한 곳이었다. 또 다른 후보지는 레이캬비크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핫도그 가게였다. 이 핫도그는 EBS 세계테마기행에서 나왔었다. 그때 당시 반드시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던 터라, 이번 여행 중 가장 기대되는 음식 중 하나였다.

 

 

 

 

도시 곳곳에는 레이캬비크 시티 센터 지도가 있다. 도로가 단순한 편이고 건물도 많지 않아 어디를 찾든 그리 어렵지 않았다. 내가 서 있는 위치만 찾고 다음 행선지를 정하면 머릿 속에 자동적으로 동선이 그려졌다. 지도가 없을 경우 이 지도를 사진으로 찍어 두면 편리하다.

 

 

 

 

잠시 벤치에 앉아 쉬면서 펼쳐졌던 풍경, 내가 바라봤던 시선이다.

 

어딜 보든 지평선과 수평선이 보이는 이 나라, 변화무쌍한 파란 하늘의 구름은 굳었던 마음을 말랑이게 한다. 쌓였던 피로가 저절로 날아간다. 무엇이 걱정이겠는가. 막힘 없는 이 공간은 스트레스를 담고 다닐 만한 여유 조차 주지 않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