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늘 최종 목적지인 스코가포스로 향했다.
말 그대로 사방이 뻥 뚫린 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날아갈 것 같았다.
시시 때때로 변하는 풍경은 어디에 내리든 소중한 장소로 기억될 것 같았다. 혼자 왔다면, 매번 도로 중간에 차를 세우다 하루가 다 갔을 것이란 생각을 해봤다.
달리는 차안에서 음악을 들으며 나는 지나 가는 풍경을 핸드폰으로 잡아내기에 여념이 없었다. 잠시 핸드폰이 찰칵 거리며 음악이 끊기곤 했지만, 뭐 대수인가. 지나버리면 언제 볼지 모르는 풍경. 나중에 너네들한테도 사진 공유할거니까 뭐라 하지마.
링로드를 달리면서 대략 시간을 체크해보니 오늘 오후는 여유가 있었다.
대략 저녁 8시나 9시 정도에 해가 지니, 우리 일정을 소화하기엔 큰 무리가 없었다.
그렇게 계속 달리다 보니 저 멀리 작은 폭포 줄기가 보인다.
엇 폭포가 있었나 하며 자세히 보는데 저긴 천국인가 싶었다. 저 멀리서도 훤히 보이는 폭포는 자기 꾸밈없는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날씨 또한 해가 쨍쨍하니 이보다 좋을 수가 없었다.
우리는 소리를 지르며 바로 그 방향으로 꺾었다.
잠시 산에 숨어 있는 폭포가 점점 보이기 시작. 차에서 내리자 마자 환호성을 질렀다.
셀랴란드스포스(Seljalandsfoss). 세상에 이렇게 아름다운 폭포를 본 적이 있던가.
폭포 옆에 칠색 무지개가 떠 있다. 천국이다. 형언할 수 없는 풍경이었다. 좀 오바해서 요정이나 천사, 아니 신만이 허락된 공간 같았다.
우리는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며 폭포 앞으로 다가갔다.
이 넓은 평야에 떨어지는 폭포 한줄기는 돋보일 수 밖에 없었다.
하늘은 푸르고 하얀 구름은 몽실몽실 떠 있다. 신이 찰흙으로 빗어놓은 모양새다.
모든 것들이 조화로운, 이 완벽한 균형을 본 적이 있던가. 한 폭의 그림이었다.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은 이 심정. 정말 아름답다는 말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한 곳에 모여 작은 강이 되어 흐른다. 손을 담궈봤더니 무척이나 차가웠다.
모든 근심과 걱정이 사라지고, 나의 죄가 모두 씻겨 나간 듯 했다.
자연을 보는 것 만으로 이렇게도 행복할 수 있구나. 이 순간이 소중하기만 했다.
담아두자. 영원히 기억해야지. 그리고 다짐했다. 또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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