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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청춘24

#4. 레이캬비크 중심가 풍경 레이캬비크 중심가는 할그림스키르캬 교회에서 동상을 지나 보이는 쭉 뻗어 있는 길이다. 그 길을 중심으로 기념품 가게, 커피숍, 옷가게 등 수많은 가게들이 옹기종기 붙어있다. 화려한 사인이나 간판도 잘 없어서 그런지 겉으로만 봐서는 어떤 가게인지 언뜻 알아채기가 쉽지 않았다. 신기하게도 서브웨이 하나 빼고는 버거킹, 맥도날드, 피자헛, 스타벅스와 같은 외국 프랜차이즈 가게가 없었다. 오염되지 않고 아이슬란드만의 진하디 진한 고유의 색을 담고 있었다. 심심한 도로에는 무지개 색을 칠해 멋을 부렸고 자전거를 재활용해 입구를 만들었다. 자동차 진입을 막기 위한 것인지 그 길의 시작을 표시하는 것인지 정확치는 않지만, 촌스러운 듯 하면서 주변과 조화로웠다. 레인보우 길 한쪽에서는 사진 전이 열리고 있었다. 화려한.. 2016. 1. 3.
#3. 레이캬비크 BIS에서 할그림스키르캬 까지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30분쯤 달렸을까. 시원한 바다와 이끼, 바위가 가득한 평야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고, 커다란 민둥산이 거리를 가늠할 수 없이 저 멀리 보이더니, 알록달록한 북유럽 특유의 건축 양식의 집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레이캬비크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뛰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평온하기만 하다. 심심할 만큼 조용해 보이지만 축북하듯 내려 비치는 해 덕분에 아이슬란드는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웠다. 얼마 안있어 레이캬비크에 있는 버스터미널 BSI에 도착했다. 공항버스를 탈 때 목적지를 물어보긴 했으나, BIS에서 내릴 생각으로 신경쓰지 않았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아이슬란드 땅에 내 수많은 발자국을 남기고 싶었다. 버스에서 내려 잠시 숨을 돌리고 일단 터미널 안으로 들어.. 2016. 1. 3.
할그림스키르캬 교회와 첫 만남 아직도 내겐 외우기 어려운 이름,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를 상징하는 할그림스키르캬 교회를 만났던 순간을 기억한다. 공항에서 내려 공항버스를 타고 터미널에 내렸을 때 뭔지 모를 먹먹함이 밀려왔다. '내가 오긴 왔구나'하는 뿌듯함과 유심칩이 잘 끼워지지 않아 끙끙 거리고 있는 상황이었던 터(버스로 오는 내내 풍경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도착했으니 기념 사진은 찍어야겠고 그런 다음 어디로 가야하지...이런 저런 생각이 순식간에 밀려오며 혼란스러웠다. 어기는 어디인가. 차분하게 주위를 둘러봤다. 그 순간 문득 떠오른 생각이 바로 '할그림스키르캬 교회를 찾자'였다. 두리번 거리며 교회 꼭대기를 찾았다. 그리곤 무작정 찻길을 건너 앞만 보고 걸어갔다. 도시의 이정표 역할을 한다는 글을 어디선가 봤던 게 기억.. 2015. 12. 28.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 요즘 가장 잘 나간다는 나영석 피디가 작성한 책. 아이슬란드 여행자를 위한 책은 아니다. 다급하게 앞만 보고 달려온 이들에게 한번쯤 잘 살아왔는지 뒤를 되돌아 볼 수 있게 해주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과감한 용기를 갖고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쫓다 보면 희망이 있을 것이라는, 결국 한방에 되는 건 없으니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러한 공감과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나 피디가 바라보고 느꼈던 아이슬란드에 대한 시선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지난 인생과 현재의 철학을 어떻게 접목시켰을까 하는 호기심도 있었다. 사실 책 속의 사진이나 여행기 자체는 특별할 것이 없었다. 내가 경험했던 아이슬란드 여름의 풍경과도 달랐다. 그럼에도 현재 자신이.. 2015. 12. 26.
라오스, 2번의 만남 라오스, 2번의 만남. 일과 병행하는 삶에서...일년에 한번씩 큰 마음 먹고 나가는 배낭 여행이란 인생의 활력소, 아니 그 이상을 넘어섰다. 어느 순간 부터 배낭여행으로 하는 세계 일주를 숙명으로 여겼다. 자연스러웠고 특별한 동기 따위는 없었다. 매년, 그것도 인생의 목표가 생겼다는 것에 감사했다. 여행은 신기하다. 인생의 희노애락을 짧게나마 경험하니 스스로 성장하는 기회가 된다. 현실을 벗어나 또 다른 세계에서 새로운 인생을 반복하는 윤회하는 삶 같다는 생각도 든다. 지난 삶에 대해 반성과 성찰의 순간을 마주치는 순간은 진한 감동이 있다. 매번 느끼지만 질리지 않는다. 장소, 시간, 사람들 주변 모든 것들이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 일을 하며 전 세계를 돌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 한 나라를 두 번 간.. 2015. 12. 23.
아이슬란드 지난 아이슬란드 여행기를 꾹꾹 눌러 담는다, 속살 하나까지 아낌없이 내어준 아이슬란드, 그 형언할 수 없는 비경을 하나 하나 곱씹어 본다. 시공간을 초월한 신들의 영역, 지구인이 사는 또 다른 행성, 살아 숨쉬는 온전한,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마주칠 때, 나는 죄인이라도 된냥 한 없이 초라해졌다. 디르홀레이(Dyrholaey) 2015. 12. 22.